현 천상비의 과금모델은 N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랜덤박스라는 과금방식으로 대표되는 N사는 게임업계에서 굴지의 대기업으로 그것이 매우 성공적인 과금모델임을 수년째 숫자로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비록 유저들한테 욕은 먹더라도 욕과 함께 돈도 먹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겠죠.
다만 이것을 천상비에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문제가 따릅니다. N사의 게임은 유저가 많습니다. 랜덤박스로 인해 고가의 아이템이 많이 풀리더라도 그것을 받아줄 유저가 많다보니 최소한의 시세가 유지가 되죠.
그러나 천상비는 아닙니다. 압도적으로 유저가 부족합니다. 더군다나 풀리는 고가의 아이템을 받아줄 유저는 더욱 소수죠. 그에 비해 풀리는 물량은 많으니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해 시세는 뚝뚝 떨어지고 그에 더해 장사꾼 분들께서 애써주시면서 하락을 더욱 부채질합니다. 그들은 랜덤박스로 획득한 아이템을 판매한 후 은전을 현금화 그것을 다시 랜덤박스로. 이 과정을 손익분기에 달할 때 까지 반복합니다.
기존 플레이하는 유저는 시세가 폭락하면 당장은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좋지만 그것이 곧 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을 알기에 어느 정도의 선은 지키려 하나 장사꾼 분들에겐 그런 선 따위는 없습니다. 투입한 현금대비 손실이 나지 않는 수준에서라면 무조건 남들보다 싸게 더 빨리. 이 기회를 노려 몇 푼의 용돈을 손에 쥐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들을 비난할 순 없습니다. 먼저 천상비 매출의 상당량을 담당해주는 고마우신 분들이기 때문이고 다음으론 근본적인 문제는 그들이 아닌 그것이 가능하도록 만든 시스템에 있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에 속한 자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자신의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행위니까요.
시간이 흐르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나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폭락하는 시세를 우려하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자신이 지닌 아이템의 값이 싸져서? 나는 비싸게 만들었는데 그게 너무 저렴해지는 게 억울해서? 현금화를 생각하니 손해가 막심해서? 물론 사람인지라 그런 생각이 일부 존재할 수 있으나 비단 그것이 가장 큰 문제는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폭락하는 시세는 누구나 쉽사리 고급 장비들을 마련할 수 있게 하고 그것이 빠른 콘텐츠 소모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더욱 빠르게 생산토록 만드는데 천상비가 대기업과 동등한 기준을 맞출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기 힘듭니다.
동일한 방식이라도 N사의 경우는 천상비와 비교하여 시세가 떨어지는 속도는 느린 반면 콘텐츠 생산 속도는 더욱 빠릅니다. 물적 인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이죠.
결국 높아지는 캐릭터와 장비의 스펙에 콘텐츠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유저들에게 더 이상 동기를 부여할 요소가 사라지는 거죠. 그렇게 되면 게임사가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는 하나 밖에 남지 않습니다.
서비스 종료.
당장의 수익이 난다고 과도하게 진행하는 것은 제 살 깎아먹기에 불과합니다. 서버 이전을 비롯하여 계속해서 게임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것 같다고 생각되는데 동시에 이렇게 게임을 망가뜨리는 이유를 알기 어렵습니다.
천상비는 N사의 여타 게임들과는 달리 유동인구. 신규유입이 극히 제한적인 게임입니다. 소수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동일한 과금모델을 적용시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봐도 올바른 방향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유저들에게 정복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와 관련된 과금 상품을 제시하는 편이 지속 가능한. 멀리 보았을 때 더욱 안정적인 방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MMORPG는 결국 유저의 경쟁심을 부추기는 것이고 어차피 답은 거기에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배경 자체가 무협인 천상비는 충분히 다양한 이점을 지닐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모쪼록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운영하시어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는 천상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